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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법관을 제청해온 관례가 처음으로 깨졌어요.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면으로 제청을 강행하면서 청와대와 사법부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대법관 서면 제청이 왜 이렇게 이례적인 일인지 자세히 짚어봤어요.
대법관 제청 관례는 원래 어땠나요
헌법 제104조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어요. 제청 권한 자체는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그동안은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친 뒤 대법원장이 직접 대통령을 찾아가 제청하는 방식이 관례였어요.
이런 대면 제청 방식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의 상호 존중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었어요.


역대 대법원장들은 이 관례를 예외 없이 지켜왔어요.
하지만 2026년 8월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관례를 깨고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은 채 서면으로만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어요. 이날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 예방 등 외부 일정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어요.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 갈등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갈등의 시작은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하면서부터예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1월에 이미 김민기,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후보로 추천했어요.
하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중 누구도 곧바로 제청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어요. 청와대는 김민기 판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반면, 대법원 쪽에서는 윤성식 부장판사나 손봉기 부장판사 쪽에 무게를 두면서 이견이 계속 이어졌던 거예요.



이렇게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6개월 가까이 표류하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가 장기화됐어요.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제청 지연을 문제 삼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결국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자신이 원했던 손봉기 부장판사를 포함한 두 후보를 대통령과 최종 협의 없이 서면으로 통보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이흥구 대법관 후임인 김성수 부장판사에 대해서만 청와대와 협의가 있었을 뿐, 손봉기 부장판사 건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제청이 이뤄졌어요.
여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한 비판이 쏟아졌어요. 송영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대 대법원장은 임명권자를 직접 찾아 제청해왔다며, 이는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 존중의 표시였는데 조 대법원장이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어요.
송 의원은 헌법 제104조를 언급하며 대통령을 패싱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아울러 조 대법원장이 계엄 당일에는 침묵했고, 대선 국면에서는 파기환송으로 개입했으며, 반년 넘게 제청을 거부해 헌법기관 구성을 막았다고 비판했어요.
여권 일각에서는 이런 서면 제청을 대통령 패싱으로 규정하며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물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왔어요. 청와대는 이날 별도의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관례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와요.
반대로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하는 시각도 있어요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서면 제청이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제청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해요. 대면 제청은 관례일 뿐 법적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절차 자체에는 하자가 없다는 논리예요.
일각에서는 이번 서면 제청을 두고 대법원장이 청와대를 향해 결기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요. 6개월 가까이 협의를 기다렸는데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헌법이 보장한 권한을 그대로 행사했다는 분석이에요.
실제로 대법관 공백 사태가 5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사법부 운영에 실질적인 지장이 있었던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제청이 이뤄진 것 자체는 인선 교착을 풀 계기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어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요
이번 서면 제청으로 대법관 공백 사태는 일단 해소될 계기가 마련됐어요. 하지만 청와대와 대법원장 사이의 근본적인 이견이 해소된 건 아니어서,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또 다른 진통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요.
여권에서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이 이후 어떤 대응에 나설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꼽혀요. 손봉기, 김성수 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도 지켜볼 부분이에요.
일부에서는 앞으로 있을 22명의 대법관 임명 때마다 비슷한 청와대-대법원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어요. 이번 사태가 대법관 제청 관례 자체를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돼요.